[기자수첩] 식당(食堂)과 정당(政黨)···망하는 이유는 비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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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식당(食堂)과 정당(政黨)···망하는 이유는 비슷
  • 김경현 선임기자
  • 승인 2020.03.03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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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현 선임기자
▲ 김경현 선임기자

[nbn시사경제] 김경현 선임기자 = 장사가 잘 안 되는 식당이 간판만 바꿔단다고 장사가 잘 될까. 물론 허기진 사람이 허겁지겁 들릴 수는 있을 테다. 하지만 맛이 없다면 재방문은 하지 않을 게 분명하다. 차라리 다음에는 그 식당을 기피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그런 것처럼 식당의 기본은 맛이다. 간판을 바꾸고, 좀 더 투자해 인테리어를 바꿨다고 음식 맛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그저 분위기를 바꿀 수 있을 뿐. 때문에 그보다 중요한 건 주방장을 바꾸고 새로운 메뉴와 레시피를 선보여 입 소문이 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간판과 인테리어를 바꾸는 건 그 다음 문제다.

더해 서비스 질을 높여야 한다. 손님에게 불친절한 것도 모자라 인근 식당 욕만 한다고 손님이 찾아오지는 않는다. 손님들은 식당에 맛있는 밥을 먹으러 가는 것이지, 다른 식당 험담 들으러 가는 게 아니다. 인근 식당과 차별화된 맛과 서비스로 경쟁해야 하는 게 당연하다. 차라리 험담 늘어놓을 시간에 물이라도 한잔 더 가져다주는 게 낫다. 

그런데 간판을 바꿔 달기 전에 했던 질 낮은 서비스와 맛없는 메뉴, 거기다 인근 식당 험담까지 예전 방식 그대로면서 “새로 개업했어요, 우리식당으로 오세요”라고 호객행위를 하는 건 소위 말하는 ‘눈 가리고 아웅’일 뿐이다. 그런 호객행위에 넘어갈 손님이 요즘 얼마나 있을까. 요즘 손님들 예전과는 많이 다르다.
 
더욱이 식중독으로 여러 사람 고생시키고 간판을 바꿔단 전력이 있다면 제대로 반성하고 새로 태어나야 한다. 그런데 그런 성찰과 반성도, 더욱이 사과도 없이 간판을 바꿔달고 예전 그 집이 아닌 척 하는 건 맛과 서비스를 떠나 상식적이지 않다. 그러면서 인근 식당 험담만 늘어놓는다면 오는 손님도 도망가게 하는 지름길일 테다. 

물론 오랜 인연으로 남아 있는 몇몇 단골과 인근 식당에 불만을 품은 한두 손님에 의해 유지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대박집’으로 거듭나기는 분명 힘들다. 그런 방법으로는 근근이 버티다 한계에 도달하면 결국 문을 닫게 될 것이고. 분명한 것은 새로운 손님들이 꾸준히 찾아들지 않는 식당은 종국에는 망한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잘 안 되는 식당은 음식 맛을 점검해 새로운 메뉴와 레시피를 개발하고, 서비스 질을 향상시켜 고객만족도를 높여 손님들이 시간을 내 찾고 싶도록 만드는 게 먼저다. 그렇지 않고서 간판과 인테리어를 바꾸는데 골몰하는 것은 돈 낭비에 시간 낭비일 뿐이다. 그건 근본적인 문제 해결 방법이 아니기 때문이다.

반면, 매출액이 날로 늘고 손님들로부터 ‘맛있다’는 칭찬을 듣는 등 장사가 잘 되는 식당이라고 해도 우쭐해져서 방심하면, 종업원들 서비스 질은 나빠지고 당연히 맛도 예전만 못해 진다. 거기다 조미료는 일체 쓰지 않는다고 했음에도 몰래 조미료를 써왔던 게 들통 났다면, 그 식당도 내리막길 걷는 건 시간문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대응에 있어 자화자찬하다 우왕좌왕하는 것도 모자라 불쑥불쑥 오만한 행태를 보이는 더불어민주당과 새롭게 간판을 내걸었음에도 여당 비난에만 골몰하는 미래통합당의 구태를 보며 망하는 식당의 전형이 떠오른 건 왜일까.
 

 

newsjoo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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