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칼럼-최규남] 국민이 부패(腐敗)하면 그 나라는 존립(存立)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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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칼럼-최규남] 국민이 부패(腐敗)하면 그 나라는 존립(存立)하기 어렵다
  • 편집국
  • 승인 2020.03.02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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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통일연구회 수석연구위원 최규남
안보통일연구회 수석연구위원 최규남

이탈리아의 정치사상가 마키아벨리는 지금부터 600여 년 전 자신의 저서 ‘정략론’을 통해 “국민(原典의 표현은 민중)만 건전하면 어떠한 소동이나 내분이 일어난다 해도 국가 자체가 손상되는 일은 없지만, 국민이 부패하면 그 나라는 존립하기 어렵다”라고 주장하였다.

 필자가 지금 시점에서 위와 같은 마키아벨리의 주장을 언급한 까닭은 아무리 집권(執權) 전략이라고 하더라도 국가를 이끌어가는 정치인이 넘어서는 안 될 한계선(redline)은 분명 존재하며, 한계선의 가장 핵심적 내용은 정치인이 앞장서서 국민의 부패를 조장하는 공약이나 정책을 제시해서는 결코 안 된다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그 이유는 첫째, 우리 정치인이 언제부터인가‘국민복지증진’이라는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워 ‘무상복지’로 포장된 공약을 남발하며 선거에 임하고 있으며, 날이 갈수록 그 정도가 지나쳐 현재는 노골적 매표(買票) 전략으로 볼 수밖에 없는 공약이나 정책을 서슴없이 제시하고 시행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고, 둘째, 이런 정치인의 행태는 국가 발전의 지속과 안보를 지탱하는 핵심 토대인 국가재정의 건전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자유민주주의 골간인 진정한 민의(民意)를 왜곡하는 매우 우려스러운 행태라는 것이 국내 안보 및 경제 분야 전문가 다수(多數)의 견해이기 때문이다.

 근일의 언론 보도에 따르면 금년도에 책정된 국가 예산 512조 원의 35%에 해당하는 약 180조 원이라는 엄청난 돈이 복지와 보건 등 분야에 배정되어 있으며, 이 가운데는 국민 손에 현금을 쥐여주는 것이라고 볼 수 있는 현금성 직접 지원예산이 54조 원을 넘고, 그 결과 우리 국민 1천 200만 명이 정부로부터 현금지원을 받는 실정이라고 한다.

 이런 현실로 미루어 볼 때, 머지않은 장래에 더 많은 국민이 정부로부터 현금지원을 받게 될 것이고, 표를 의식한 정치권은 경쟁적으로 더 많은 무상복지를 외칠 것이며, 국민은 자신도 모르게 서서히 부패의 늪에 빠져들게 되고, 그 결과 국가재정이 파탄지경에 이르러 국가의 존립마저 위태롭게 될 것이라는 예상은 논리적으로 타당하다.

 인류 역사를 연구한 전문가들은 그들의 논문에서 ‘모든 국가가 외적(外敵)보다는 내부 요인 때문에 스스로 붕괴한다’는 결론을 이구동성으로 내리고 있으며, 그들이 찾아낸 국가 붕괴의 공동 요인은 국민의 이기주의와 정치 지도자들의 포퓰리즘(populism) 이었다고 한다.

 2020년 현재 대한민국의 모습은 어떠한가? 국민은 증세(增稅)는 거부하면서 더 많은 무상복지를 원하고, 정치인은 필연적 재정 파탄에는 눈을 감고 득표를 위해서 이기적인 국민의 요구에 영합하더니 이제는  드러내 놓고 매표(買票) 행위로 여겨질 수 있는 현금지원 정책을 남발하는 실로 절망스러운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그러나 우리의 유구한 역사는 나라가 위기에 봉착했을 때마다 스스로떨쳐 일어났던 이 땅의 정의롭고 지조(志操) 있는 지도자들과 그들을 믿고 그들과 함께 행동했던 이름 없는 민초(民草)들의 힘으로 수많은 풍전등화의 위기에서 벗어났었음을 우리에게 똑똑히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이런 자랑스러운 선조(先祖)의 정신을 계승한 이 땅의 올바른 지도자들과 우리의 현명한 장삼이사는 가까운 시일 내에 분연히 떨쳐 일어나, 당리당략과 자신들의 장기 집권을 위해‘무상복지’라는 달콤한 말로 국민을 부패하게 만들고 있는 불의(不義)한 정치인의 후안무치한 행태를 반드시 징치(懲治)할 것이라고 기대해 본다.

 이와 함께, “한 나라의 정치가 부패해도 언론이 깨어있다면 그 나라는 아직 가능성이 있다”라는 말을 명심하여, 우리의 언론도 이제는 미몽(迷夢)에서 깨어나 언론 본연의 역할을 해야 할 때라고 여겨진다. 

 

 

-국가안보통일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최규남

※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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