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눈치도 보이고"...마스크 못 벗는 사람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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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눈치도 보이고"...마스크 못 벗는 사람들 왜?
  • 김지훈 기자
  • 승인 2022.05.04 10: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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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해제 3일차...시민들의 생각은
야외 마스크 의무화가 해제된 후 길에서는 마스크를 쓴 사람과 벗은 사람을 동시에 볼 수 있다.(사진=유튜브 캡처)
야외 마스크 의무화가 해제된 후 길에서는 마스크를 쓴 사람과 벗은 사람을 동시에 볼 수 있다.(사진=유튜브 캡처)

 

[nbn시사경제] 김지훈 기자

지난 2일 월요일부터 야외에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야외 마스크 의무화가 해제된 지 3일이 지났는데도 사람들은 아직 마스크를 쓰는 것을 선호하는 듯하다.

실제로 거리를 걷다 보면, 10명 중 8명 이상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다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토록 마스크 벗기를 바라던 사람들이 정작 법이 바뀌니 마스크를 벗지 않는다. 왜 그럴까.

△주변 의식...아직 벗기엔 눈치 보여

서울 성동구에 사는 노준용(27) 씨는 "마스크 의무화가 해제된 첫날 집을 나서며 마스크를 벗었는데, 길거리에 마스크를 벗은 사람이 거의 없어서 놀랐다"며 "아직 사람들이 서로 눈치를 보는 것 같다. 나도 결국 마스크를 다시 썼다"고 말했다. 마포구에 사는 이진훈씨(26)는 "주변 사람들이 다 쓰고 있으니까 벗기가 눈치 보여서 그냥 쓰고 있는 중"이라며 "시간이 좀 지나면 더 많은 사람들이 마스크를 벗고, 그 때 나도 벗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밖에서 벗고 안에서 쓰기 번거로워

마스크를 써야 할지 벗어야 할지 애매하다는 반응도 있다. 서대문구에 거주하는 손지영씨(26)는 "출근할 때 대중교통을 타는데, 버스나 지하철을 탈 때는 마스크를 써야 하니까 사실 벗을 수 있는 시간이 그렇게 많지는 않은 것 같다"며 "계속 썼다 벗었다 하는게 더 번거로워 그냥 쓰고 다닌다"고 했다.

전날 술집을 갔다는 전미혜(28.마포구) 씨는 "밖에서는 마스크를 벗다가 술집에 들어갈 때는 마스크를 쓰고, 앉아서 주문하고 나면 바로 벗고 떠든다"며 "이게 뭐 하는 건지 모르겠다. 좀 이상한 것 같다"고 토로했다.

△아직 코로나 안걸린 사람들 우려도

4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4만 9035명, 누적 확진자는 모두 1739만 5791명으로 집계됐다. 3명 중 1명꼴로 코로나에 걸린 것인데, 아직 코로나에 걸리지 않은 사람들은 이번 마스크 해제 조치가 마냥 반갑지는 않다는 반응도 있다.

용산구에 거주하는 공보빈씨(26)는 "아직 코로나에 걸리지 않아서 남들에게 피해가 갈까 봐 마스크를 벗지 못하겠다"며 "나를 비롯해 아직 코로나에 걸리지 않은 사람들이 마스크를 벗고 다니다가 감염이 다시 확산될까 봐 걱정된다"고 털어놨다. 

△봄철 꽃가루ㆍ알레르기 우려

최근 길을 걷다 보면 꽃가루가 공기 중으로 둥둥 떠다니는 걸 쉽게 볼 수 있다. 봄철을 맞아 황사, 꽃가루 등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마스크를 쓴다는 사람들도 있다. 영등포구에 거주하는 김관호씨(23)는 "코로나에는 걸렸지만, 봄이라 미세먼지가 심한 날도 있고 특히 꽃가루가 많이 날리다 보니 그냥 마스크를 쓰고 있다"며 "코로나도 예방하고, 호흡기도 지키고 어떻게 보면 일석이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년 넘게 쓰다 보니 쓰는게 더 편해

2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마스크를 쓰다 보니 이제는 마스크를 쓰는 게 더 편하다는 반응도 많았다. 광진구에 거주하는 이모씨(55)는 "썼다 벗었다 하기도 귀찮고, 이제는 마스크를 쓰는 게 더 편하게 느껴진다. 당분간은 계속 쓸 것 같다"고 말했다.

여성들은 마스크를 쓰고 다닐 때 편리했다는 점을 떠올리기도 했다. 중구에 거주하는 김정희(25) 씨는 "마스크를 쓰고 다닐 때는 화장을 아무래도 좀 덜 했었다"면서 "갑자기 마스크를 벗으려니 화장하는 것에 대해 귀찮음도 있고, 피부 관리도 본격적으로 다시 해야 할 것 같아서 고민 된다"고 털어놨다.

코로나와 함께 지내며 사람들의 일상에 깊숙이 자리 잡은 마스크.

아무 걱정 없이 편하게 마스크를 벗고 다니기에는 아직 시간이 좀 더 필요해 보인다.

pairee1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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