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내려서 물가 잡겠다"…돼지고기 등 7개 품목 연말까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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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내려서 물가 잡겠다"…돼지고기 등 7개 품목 연말까지 0%
  • 노준영 기자
  • 승인 2022.05.31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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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재정부는 돼지고기 수입품에 0%의 관세율을 적용해 돼지고기 원가가 최대 20% 인하되는 효과가 생길 것으로 예상했다. (사진=유튜브 캡처)
기획재정부는 돼지고기 수입품에 0%의 관세율을 적용해 돼지고기 원가가 최대 20% 인하되는 효과가 생길 것으로 예상했다. (사진=유튜브 캡처)

[nbn시사경제] 노준영 기자

정부는 30일 ‘긴급 민생안정 10대 프로젝트’의 하나로 밥상 물가 안정을 위해 돼지고기와 식용유, 밀·밀가루, 달걀 가공품 등 7개 품목의 할당관세를 연말까지 0%로 낮추기로 했다. 

정부가 이 같은 조치를 내놓은 것은 당장 오는 6월 3일 발표될 올해 5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5%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고물가로 인한 국민의 삶에 미치는 충격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콩기름과 해바라기씨유에 부과되는 관세율이 각각 현행 5%에서 0%로, 밀과 밀가루에 대한 관세율이 각각 1.8%와 3.0%에서 0%로 물량 제한 없이 낮아진다.

돼지고기도 삼겹살과 가공용 돼지고기 등 총 5만t의 수입 물량에 대해 현행 22.5∼25% 대신 0%의 관세율을 적용한다. 이를 통해 돼지고기 원가가 최대 20% 인하되는 효과가 생길 것으로 기획재정부는 예상했다.

이미 0% 할당 관세가 적용되고 있는 사료용 뿌리채소류는 할당 물량을 70만t에서 100만t으로 늘리고 오는 6월 30일까지 0% 할당관세가 적용되는 계란 가공품은 기간을 연말까지로 늘리기로 했다.

산업 파급효과가 큰 원자재 품목에도 할당 관세 등 세제 혜택을 준다. 나프타와 나프타 제조용 원유는 각각 조정 관세를 제외하거나 할당 관세를 인하하는 방식으로 오는 9월 30일까지 세율을 현행 0.5%에서 0%로 낮춘다. 나프타 제조용 원유는 5150만 배럴까지 할당 관세를 적용한다.  

수입 커피와 코코아 원두에 붙는 부가가치세 10%도 내년까지 한시적으로 면제해 원가를 약 9% 낮춰준다.

정부는 개별 포장돼 판매되는 김치, 된장, 고추장, 간장, 젓갈류, 단무지, 장아찌, 데친 채소류, 두부 등에 대해서도 내년까지 부가가치세 10%를 면제해 가격 인하를 유도한다.

정부는 6월 중 시행을 목표로 할당 관세에 관한 규정과 부가가치세법 시행 규칙 등을 개정할 계획이다. 

한편 식품 제조업·외식업계의 식재료비 부담 완화를 위해 면세농산물 의제매입세액 공제 한도도 내년 말까지 현행 40∼65%에서 50∼75%로 10%p 상향한다. 

또한 정부는 서민의 통신비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통신사의 5세대 이동통신, 5G 중간요금제 출시를 유도키로 했다. 

정부는 이 같은 조치를 통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1%p 낮아질 것으로 전망한다. 

하지만 식품업계에선 물가 하락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이 나온다. 한국이 돼지고기를 주로 수입하는 미국, 스페인, 네덜란드 등은 이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통해 무관세가 적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밀 수입의 99%를 차지하는 미국, 호주, 캐나다 역시 FTA 체결 국가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비FTA 국가에서 돼지고기 6개월 치 재고분을 이미 높은 관세로 들여왔기 때문에 당장 제품 가격을 내리긴 어렵다”며 “다른 식자재들도 원재료와 물류비 상승으로 두 배 이상 원가가 오른 상황에서 1~3%의 관세 면제로는 제품 가격을 인하하기가 쉽지 않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shwnsdud_12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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