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n시사경제] 이원영 기자
지난 20대 대선에서 윤석열 당시 후보에게 투표한 2030 남성들이 지지후보가 좋아서 선택한 것이 아니라 ‘이재명 후보가 싫어서’ 선택한 비중이 높았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상대를 떨어뜨리기 위해 좋아하지 않지만 투표를 하는 '역투표'가 많았다는 얘기다.
26일 국회 입법조사처는 ‘제20대 대통령선거 분석’ 보고서를 발표하고 “제20대 대선은 지지후보의 당선을 위한 투표보다는 상대후보의 낙선을 위해 투표했다는 ‘부정적 투표’ 비율이 지난 제19대 대선에 비해 상당히 높아졌다”고 밝혔다.
특히 청년층에서 자신이 지지하지 않는 후보에 대한 ‘비호감’ 감정이 높았다. 보고서는 선거여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연령별 지지후보의 호감도와 반대편 후보의 호감도를 뺀 값을 측정했다. 숫자가 높을수록 ‘상대편 후보가 싫어서 지지한다’는 비율이 높다는 뜻이다. 이에 따르면 윤석열 후보를 지지하는 30대 남성의 ‘비호감에 따른 지지감정’이 35점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는 20대 남성이 뒤를 이었다.
반면 이재명 후보 지지층에서는 20대 여성의 ‘비호감에 따른 지지감정’이 30점으로 가장 높았다. 이재명 후보를 뽑은 20대 여성 상당수가 윤 후보의 낙선을 위해 투표했다는 를 던졌다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30대 여성, 40대 여성 순으로 뒤를 이었다.
보고서는 “20·30대에서는 성별에 따라 양 후보에 대한 지지분포가 확연히 다를 뿐 아니라, 성별에 따라 비호감 지지 감정도 크게 벌어져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19대 대선과 비교해봐도 2030들의 상대후보 낙선을 위한 ‘부정적 투표’ 비율이 많이 높아졌다. 지난 19대 대선과 20대 대선의 방송3사 심층출구조사 결과, 20대의 부정적 투표 비율은 26.9%에서 50.0%로 뛰었다. 30대 역시 18.8%에서 44.4%로 높아졌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최근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20% 후반대를 기록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은 대선 과정에서 ‘부정적 투표’를 던진 국민들이 많았고 이들은 적극적 지지층이 아니기 때문에 쉽게 지지를 철회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qidosa@gmail.com
nbn 시사경제, nbnbiz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