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률 2600 대 1 당첨된 강남 아파트 분양가보다 1억 낮춰 매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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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률 2600 대 1 당첨된 강남 아파트 분양가보다 1억 낮춰 매물로
  • 이원영 기자
  • 승인 2022.10.13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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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nbn DB
사진=nbn DB

 

[nbn시사경제] 이원영 기자

주택 매수심리가 바닥을 치고 있는 가운데 팔려는 사람들의 마음이 급해지고 있다.

급매로 내놓아도 눈길을 주지 않으니 현저하게 값을 내린 초급매만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급기야 '불패신화'로 여겨지던 서울 강남에서 '마피(마이너스 프리미엄) 1억원' 분양권 매물이 등장했다. 분양가보다 1억원을 낮춰 분양권을 파는 것이다. 자신의 돈 1억원을 고스란히 손해보면서라도 팔 수밖에 없는 사정이 생긴 것이다.

게다가 12일 한국은행의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에 이어 11월 또 한차례의 금리 인상이 예고되면서 부동산은 빙하기에 접어들었다는 전망이 나온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에 들어설 예정인 '송파 더 플래티넘' 전용면적 65㎡ 분양권이 최근 13억7260만원에 매물로 올라왔는데 분양가 14억7260만원에서 1억원 가량 내린 것이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당첨자는 중도금 마련이 어려워 손해를 감수하고 매물로 내놓은 것이라고 한다.

이 아파트는 분양가가 높아 중도금 대출이 안 됐지만 분양권 전매가 가능해 평균 경쟁률 2599대1을 기록했다. 중도금 상환 능력이 안 되더라도 프리미엄이 붙어 중도에 되팔려는 투자성이 많았지만 시세가 고꾸라지면서 오히려 '마피'가 등장하게 된 것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현재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는 1만1866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 3만9099건 대비 30.3% 수준으로 급락했다. 지난 8월에는 907건의 매매만 이뤄지며 통계 조사 이후 처음으로 1000건을 밑돌기도 했다. 10월 들어서도 거래 절벽은 이어져 이달 거래는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3일 기준 서울 아파트 가격은 0.20% 하락하며 19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 갔다. 특히 최근 '부동산 불패'의 상징으로 여겨진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 역시 하락장을 피해 가지 못했다. 강남 3구가 포함된 서울 동남권의 이달 첫 주 아파트 가격은 0.16% 떨어지며 전주 0.14% 대비 하락폭이 더 커졌다. 강남구의 경우 하락률 0.13%를 기록하며 전주 0.10%보다 가격이 더욱 가파르게 내려갔다. 서울 아파트 전세 가격 역시 0.20% 하락하며 전주 0.18% 대비 하락폭이 더욱 커졌다.

A부동산 컨설턴트는 "다음달 금리 추가 인상이 거의 확실한 상황에서 현재의 이자로 주택담보 대출을 빌려 무리하게 아파트를 사려는 사람은 극소수일 수밖에 없다"면서 "분양가보다 낮은 가격에 매물을 내놓는다는 것은 앞으로 많은 미분양을 예고하는 것이나 다름없어 건설사들의 고민이 깊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qidos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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