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쾅! 쿵쾅! 굉음과 함께 불 꺼지며 매캐한 연기가...온통 비명과 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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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쾅! 쿵쾅! 굉음과 함께 불 꺼지며 매캐한 연기가...온통 비명과 울음"
  • 이원영 기자
  • 승인 2022.10.25 14: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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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착륙사고 대한한공 탑승자 체험기
필리핀 세부 막탄공항 활주로를 벗어나 심하게 파손된 채 정지해 있는 대한한공 사고 여객기.(YTN 화면)
필리핀 세부 막탄공항 활주로를 벗어나 심하게 파손된 채 정지해 있는 대한한공 사고 여객기.(YTN 화면)

 

[nbn시사경제] 이원영 기자

필리핀 세부 막탄공항에서 승객과 승무원 등 170여 명을 태운 대한항공 여객기 활주로 이탈 사고와 관련해 이 비행기에 탑승하고 있었던 사람의 증언이 나와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전하고 있다.

지난 24일 한 포털의 세부 여행 전문 카페에는 '사고 났던 KE631 탑승했던 사람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을 쓴 A씨는 "진짜 영화 한 편 찍고 왔다. 나는 감정동요가 없어 큰 충격은 없는데 남편은 아주 놀랐다"며 착륙 당시의 아찔했던 순간을 회고했다.

A씨는 "비상 착륙한다는 기장의 방송이 나오자 승무원들이 "머리 숙여"(Head down)라고 승객들에게 알렸다. 그렇게 긴장된 상황이었지만 예상보다 부드러운 착륙에 일부 승객이 고개를 들고 웃으며 박수를 치기도 했다"고 말했다.

착륙에 앞서 두 차례 착륙을 시도했다가 실패했기 때문에 승객들은 무척 긴장하고 있을 상황이었다.

이어 글은 "그런데 잠시 후 '쾅!' '쿵쾅!' 등 엄청난 굉음과 함께 미친 듯한 충격이 가해졌고, 비행기 안은 아수라장이 됐다. 충격이 멈춘 뒤 비행기는 정전됐고 매케한 냄새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울고불고 난리났다"고 전했다.

이후 승무원들이 화재 여부 등 바깥 안전을 확인하고 미끄럼틀을 펼쳐 A씨를 비롯한 승객들 하차를 도왔으며 탈출 뒤에도 비행기 폭발 위험 때문에 승객들은 비행기에서 멀리 떨어졌다고 한다.

A씨는 "사고 직후 지도 앱을 켜보니 공항 끄트머리에 비행기가 있더라. 500m~1㎞만 더 갔어도 도로를 넘어 민가를 덮칠 뻔했으나 다행히 구조물 박고 멈춘 듯하다"며 "탈출 후 보니까 바로 앞이 민가더라. 민가 덮치지 않게 일부러 구조물 박은 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고 전했다.

이어 "착륙 자체는 순조로웠는데 비 때문인지 속도가 생각만큼 줄지 않고 미끄러진 듯하다. 착륙 실패했을 때도 '쿵'하며 충격이 가해지고 다시 상승했는데 그때 착륙했으면 진짜 큰일 날 뻔했다"고 아찔한 순간을 전했다.

사고가 발생한 KE631 편은 지난 23일 오후 7시 30분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했다. 항공기는 당초 세부공항에 이날 오후 10시(현지시간) 도착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날 기상 악화에 세부공항의 계기착륙시설(lLS)이 작동하지 않는 등 겹악재 탓에 두 차례 착륙 시도 모두 성공하지 못했다. 이에 항공기 기장은 세 번째 착륙하면서 자동 브레이크 도움 없이 매뉴얼 브레이크(양발로 브레이크를 잡는 것)로 항공기를 멈춰 세웠다.

사고가 난 항공기에는 승객 162명과 승무원 11명이 타고 있었으며, 현재까지 인명 피해는 없었다.

 

qidos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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