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n시사경제] 이원영 기자
부상과 수술을 딛고 빠른 회복을 보이며 월드컵 결전지 카타르에서 블랙 마스크를 쓰고 훈련에 나선 한국축구대표팀 손흥민(30·토트넘)은 반드시 그라운드를 뛰겠다는 강한 각오를 비쳤다.
손흥민은 16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알에글라 훈련장에서 열린 대표팀 훈련에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으로 첫 훈련에 참석했다. 훈련 후 손흥민은 기자들의 질문 세례에 충실하게 답하는 모습을 보였다.
-마스크를 쓰고 훈련을 소화했다.
“대표팀 소집 전부터 소속팀에서 훈련을 소화했고 볼을 계속 찼었다. 대표팀 훈련도 구단에서 하던 것과 똑같은 느낌으로 했다. 구단과 대표팀이 계속 소통하고 있어서, 다른 느낌 없이 훈련을 잘 소화한 것 같다.”
-부상 전과 비교하면 몸 상태는 어느 정도인가
“사실 제가 겨울시즌까지 경기를 빠짐없이 치러와 컨디션은 괜찮고, 운동을 쉰 건 열흘 밖에 안된다. 오히려 좀 더 저한테 재충전할수 있는 시간이었다. 수술이란 게 몸을 되게 망치는 일인데, 수술도 너무 잘되었다고 했다. 회복 단계이기는 하지만 문제 없다고 생각한다.”
-의료진은 며칠 정도 걸린다고 말해줬나. 수술 경과나 경기에 출전할 수 있나.
“제가 답할 수 있는 건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겠다는 거다. 축구 선수는 어느 정도 리스크가 있다고 생각한다. 건강한 상태에서도 다칠 수 있다. 지금 ‘경기를 다 뛸 수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것보다 매일매일, 스텝 바이 스텝 지켜보면서 업데이트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전력질주는 가능한가. 공이 얼굴쪽으로 오면 헤딩은 가능한가.
“아직 공을 헤딩할 수 있는 정도는 아니다. 헤딩을 해보지도 않았다. 이제 수술한 지 열흘,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지나지 않았다. 뛰는 데 사실 문제는 크게 없다고 생각한다. 여기 오기 전 전날에 소속팀 훈련에서 스프린트(단거리 전력질주)까지 거의 진행했었는데, 크게 문제 없이 진행했다. 뛰는데 전혀 지장이 없는 것 같다.”
-마스크 착용감은.
“생각보다 편안하고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다만 날씨 때문인지 영국에서 썼을 때랑 좀 다른 것 같다. 영국에서는 좀 더 편안한 상태로 착용했는데, (여기) 날씨가 좀 덥다 보니. 땀이 많이 흐르는 것보다, 마스크를 만지는 이유는 부기가 빠지고 얼굴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어느 날은 부어있고, 제 얼굴 형태에 맞춰 하다 보니. 그래도 마스크가 생각보다 너무 편안해서 놀랐던 것 같다.”
-마스크는 카본 재질인가. 몇 개를 가져왔나.
“비밀인데(웃음). 좋은 재질이다. 카본으로 엄청 가볍고 단단하다. 어느 정도 충격을 보호해줄 수 있는 좋은 재질로 만들어졌다. 생각보다 가벼워서 놀랐다. 여유 분은 있지만, 만약 부러지면 제 얼굴이 어떻게 되겠죠(웃음). 부러지지 않길 바라면서. 여유 분은 충분히 있으니 얼굴 형태에 맞춰 편하게 착용하면 될 것 같다.”
-지난 2차례 월드컵에서 아쉬움의 눈물을 흘렸는데. 이번 월드컵에서는 환희의 눈물이 가능할까.
“모든 월드컵에 잘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다. 마음 만으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가득하다. 누구보다 간절한 마음 갖고 있고, 마음보다 더 잘 준비하는 게 중요하다. 제가 미래를 볼 수 없으니까. 제가 첫 경기까지, 마지막 경기까지, 많이 남지 않은 시간 동안 갖고 있는 에너지, 갖고 있는 실력을 뽑아서 특별하게 만들고 싶다.”
-토트넘 동료인 우루과이 출신 벤탄쿠르와 나눈 얘기가 있나.
“워낙 친한 선수라서 오기 전에 농담으로 ‘살살해라’ 이런 말들을 했다. 막 웃으면서 서로 다치지 말고 잘하자고. 가벼운 농담 정도 주고 받았다.”
-주변에서 무리 같다는 우려도 하는데
“무리라는 건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다른 것 같다. 팬들이 보시기에 무리가 될 수 있고. 제가 리스크를 얘기했지만, 축구선수는 어느정도 위험을 가지고 플레이를 해야 한다. 어디까지나 위험 감수는 제가 하는 거다. 그렇게 해서 즐거움과 희망을 드릴 수 있다면, 그 정도 리스크는 충분히 가져가야 된다고 생각한다.”
-도하 시내 빌딩에 손흥민 대형사진이 걸렸다.
“사실 저한테 사진을 가장 먼저 보여줘서, 이렇게 될거구나 알고 있었다. 어제 제가 늦게 도착해서 제 방의 커텐이 다 닫혀 있었다. 제방에서 보인다고 해서 열어봤는데 잘 보이더라(웃음). 운이 좋게 다른 사진은 안보이고 제 것만 보여서 기분 좋게 봤다. 그만큼 책임감이 따르는 것 같다.”
qidosa@gmail.com
nbn 시사경제, nbnbiz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