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명망가에서 사기꾼 전락”…외신, 권도형 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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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명망가에서 사기꾼 전락”…외신, 권도형 조명
  • 노준영 기자
  • 승인 2023.03.27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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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장본인으로 꼽히는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도피 6개월여 만에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된 것과 관련해 외신들이 그의 행적을 조명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캡처)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장본인으로 꼽히는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도피 6개월여 만에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된 것과 관련해 외신들이 그의 행적을 조명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캡처)

[nbn시사경제] 노준영 기자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장본인으로 꼽히는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도피 6개월여 만에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된 것과 관련해 외신들이 그의 행적을 조명하고 있다.

26일 AFP 통신은 권 대표의 체포 소식을 전하며 작년 3월까지만 해도 개인투자자 수천 명이 그의 회사에 투자하고자 줄을 서는 등 한국에서 '천재'로 묘사됐으나 전문가들이 그의 암호화폐 '테라'에 대해 일찍이 '폰지 사기' 의혹을 제기해왔다고 보도했다.

권 대표는 현재 공문서 위조 등 혐의로 몬테네그로 경찰에 의해 구금된 상태다. 미국 정부도 '수십억 달러 규모의 암호화폐 증권 사기' 혐의로 권 대표를 기소했고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그를 추적해온 한국 정부도 송환을 요구 중이다.

조동근 명지대 명예교수는 “권도형은 단번에 큰돈을 벌길 원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얻는 방법과 그들의 불안을 이용해 막대한 이익을 얻는 방법도 알고 있었다”며 “그는 우리 시대의 산물”이라고 말했다.

1991년생인 권 대표는 대원외고를 졸업하고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인턴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귀국한 그는 2018년 동업자 대니얼 신과 함께 테라폼랩스를 공동 창업하고 암호화폐 ‘테라USD'와 ’루나‘를 개발했다고 AFP는 전했다.

대니얼 신은 재계에 다양한 인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이후 권 대표는 젊은 산업계 명망가로 빠르게 부상했고 2019년에는 포브스의 30세 이하 아시아 30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권 대표가 만든 테라USD는 자매 코인 루나와 함께 한때 시가총액 상위권 암호화폐로 큰 주목을 받았다. 급격한 가격 변동을 막고자 미국 달러 등 안전 자산에 연동한 암호화폐 '스테이블코인'으로 판매되면서 투자 수요를 부추겼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권 대표의 모델에는 근본적인 결함이 있다고 경고해 왔고 일부는 폰지 사기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현금이나 금 같은 실물 자산과 연동된 다른 스테이블코인과 달리 테라USD는 자매 통화인 루나에만 수학과 인센티브 메커니즘을 사용한 알고리즘으로 연결돼 있어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매사추세츠공대 암호화폐경제연구소 설립자 크리스천 카탈리니 교수는 “테라·루나 같은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은 생태계가 성장하는 동안은 작동할 수 있지만 언젠가는 죽음의 소용돌이에 빠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나쁜 사람들이 암호화폐 기술을 이용해 신용사기를 설계하고 사기와 금융 범죄를 저지르지 못하게 해야 한다”며 “권 대표에 대한 전면 조사를 통해 테라·루나 붕괴 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shwnsdud_12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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