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준 "69시간 노동 시대착오적...그럴 수도 없고 그렇게 가서도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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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준 "69시간 노동 시대착오적...그럴 수도 없고 그렇게 가서도 안돼"
  • 김희정 기자
  • 승인 2023.03.27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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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준 런던대 교수. (사진=유튜브 캡처)
장하준 런던대 교수. (사진=유튜브 캡처)

[nbn시사경제] 김희정 기자

장하준 영국 런던대 교수가 "SVB 파산이 2008년 금융위기를 제대로 끝내지 못해서 발생한 것"이라며 "그때는 돈을 풀어서 막았을 뿐이고 근본적인 개혁을 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장 교수는 27일 '장하준의 경제학 레시피'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SVB 파산에 의한 경제 위기가 2008년 금융위기의 연장선이라고 판단했다. 구조적인 개선보단 금융권의 막대한 양적완화·금리 인하 등의 카드만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이는 1929년 대공황 때 금융규제뿐 아니라 노조 활동 활성화, 사회보장제 도입 등 구조적 개혁까지 마련한 루스벨트 대통령의 정책과 대비되는 것이다.

장 교수는 "약 400년의 자본주의 역사에서 이자율을 0%로, 그것도 10년 이상 유지한 적은 없었다. 그것도 모자라 양적완화를 통해 엄청난 돈을 금융권에 풀었다"며 "결국 자산 거품이 낄 수밖에 없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자본주의에서 가장 중요한 시장을 사실상 10여년간 폐쇄한 것과 같다"며 이로 인해 시장에 자금이 넘쳐나 "투자의 옥석 가르기가 안됐다"고 표현했다.

또한 주 69시간 노동 등 노동시간 연장에 대해선 시대착오적 발상이라고 전했다. 이는 임금을 낮춰 경쟁력을 키우는 논리와 동일하다며 "그럴 수도 없고, 그렇게 가서도 안 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노동시간도 같은 논리다. 주 100시간 일하는 나라도 있는데, 이런 나라들과 노동시간을 놓고 경쟁할 수는 없지 않은가"라고 물으면서 "그렇게 경쟁하는 건 도저히 안 되는 것이고, 결국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장 교수는 캄보디아,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등 가난하고 더운 나라 사람들은 독일인, 프랑스인, 덴마크인보다 60~80%, 미국인, 일본인보다 25~40% 근로 시간이 더 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들이 부자 나라 국민보다 인생의 훨씬 더 긴 기간, 훨씬 더 오래 일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그들만큼 많이 생산해 내지 못하는 것은 생산성이 그만큼 높지 않아서"라고 분석했다.

장 교수는 '장하준의 경제학 레시피' 책을 통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요인으로 '산업화', 특히 제조업 육성·기술 혁신·집단적 기업가 정신을 제시했다.

ods05055@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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