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년전 설립자가 노예제 연루”…'가디언', 160억 원 배상한다
상태바
“200년전 설립자가 노예제 연루”…'가디언', 160억 원 배상한다
  • 김희정 기자
  • 승인 2023.03.29 14: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가디언 메인 페이지
가디언 메인 페이지

[nbn시사경제] 김희정 기자

영국 주요 언론 가디언지가 19세기 설립자들이 노예제에 연루된 데 사과하고 10년간 1000만 파운드 규모의 배상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발표했다.

가디언지를 소유한 스콧 트러스트는 현지시간 28일 노예 유산 보고서를 발표하고 이와 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1821년 가디언을 설립한 면화 거래상 존 에드워드 테일러와 자금을 댄 맨체스터 지역의 상인 11명 중 9명이 노예제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스콧 트러스트의 올 제이컵 선디 회장은 "이런 사실을 사과하고 공유하는 것은 가디언과 노예제 간의 역사적 고리를 푸는 첫 단계일 뿐"이라고 말했다.

창립자 테일러는 자신의 회사인 셔틀워스·테일러를 통해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와 조지아주의 노예 농장에서 면화를 가져왔다. 당시 송장에는 농장주와 노예들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가디언 창립에 관여한 맨체스터의 투자자 9명이 노예제와 직간접적으로 엮였던 사실도 밝혀졌다. 일례로 가디언의 초기 투자자인 조지 필립은 자메이카 하노버에 있는 설탕 농장과 노예를 직접 소유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스콧 트러스트 측은 “조사에서 확인된 가디언 창립자들의 반인륜적 범죄 피해를 받은 노예의 후손들에게 사과하며 면화 산업을 지원하고 노예가 된 사람들을 착취하는 데 기여한 가디언의 초창기 논지에 대해 사과한다”고 밝혔다.

캐서린 바이너 가디언지 편집국장은 “설립자들이 반인륜적 범죄 행위로 부를 끌어모은 점을 직시하고 사과한다”며 “3세기에 걸친 언론 조직으로서 우리의 이런 끔찍한 역사는 저널리즘으로 인종차별·불공정·불평등을 폭로하고 권력자들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우리의 결의를 강하게 만든다”고 했다.

ods05055@daum.net

nbn 시사경제, nbnbiz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