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에 독 탔다’ 유언비어에 조선인 학살했다” 요미우리 1면...이례적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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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에 독 탔다’ 유언비어에 조선인 학살했다” 요미우리 1면...이례적 상황
  • 임소희 기자
  • 승인 2023.06.14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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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요미우리 신문 사이트 캡처)
(사진=요미우리 신문 사이트 캡처)

[nbn시사경제] 임소희 기자

13일, 일본 일간지 요미우리신문이 일본 정부의 공식 보고서를 인용해 100년 전 관동 대지진 당시 유언비어로 조선인이 학살된 사실을 1면에 실었다.

일본 정부가 조선인 학살에 대한 인정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보수 성향의 일본 최대 일간지인 요미우리가 이같은 사실을 보도함은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라 일본 사회 내에 적지않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요미우리는 이날 ‘관동대지진의 교훈(5): 유언비어·폭력 한꺼번에 확산’이란 제목의 1면 연재 기사에서 일본 정부 중앙방재회의가 지난 2008년에 정리한 보고서를 인용했다.

해당 보고서에는 “대지진 당시 ‘조선인이 폭동을 일으켰다’ ‘우물에 독을 탔다’는 유언비어가 퍼지면서 각지에 결성된 자경단이 일본도와 도끼, 쇠갈고리 등으로 무장하고 재일조선인들을 닥치는대로 심문하고 폭행을 가해 살해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요미우리는 관동대지진을 조명하면서 현재도 비슷한 모습이 보이고 있다며, ‘외국인이 물자를 빼돌려 피난소가 폐쇄됐다’는 악성 루머가 온라인에 퍼지면서 외국인 혐오 정서가 일어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100년 전의 교훈을 되새겨야 한다”고 했다.

관동대지진은 1923년 9월 1일 도쿄 등 간토 지방에서 규모 7.9의 대형 지진이 발생해 10만 5000여 명이 희생된 사건을 말한다.

혼란 속에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풀었다”, “조선인이 방화한다”는 등의 유언비어가 퍼져 자경단과 경찰·군인 등이 재일 조선인들을 다수 학살했다.

당시 독립신문의 기록에 따르면 이렇게 학살된 조선인의 수는 6661명에 달한다.

2020231147@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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