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나토 가입 확답 받지 못했다...절반의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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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나토 가입 확답 받지 못했다...절반의 성공
  • 조재희 기자
  • 승인 2023.07.14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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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린 나토 회의(사진출처=SBS)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린 나토 회의(사진출처=SBS)

[nbn시사경제] 조재희 기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현지시각 12일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폐막한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 정상회의에서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가 나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나토 가입의 구체적인 시기와 방법이라도 확인하길 바랐으나 그마저도 이뤄지지 않았다.

11일 채택된 공동성명에서 나토 동맹국들은 "우리는 회원국들이 동의하고 (가입에 필요한) 조건이 충족되면 우크라이나에 가입 초청장을 보낼 수 있는 위치에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나토는 12일 '나토-우크라이나 평의회' 창설을 약속하며 우크라이나를 달랬고,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처음 나토의 공식 파트너로서 회의에 참석할 수 있었다.

또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절차가 시작된다면 신청국이 원칙적으로 거쳐야 하는 '회원국 자격 행동 계획' 절차는 면제하는 패스트트랙을 약속받았다.

경제적·군사적 지원도 쏟아졌다.

나토에서 만난 주요 7개국(G7) 정상들은 이번 전쟁이 끝난 뒤에도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침공을 저지할 수 있도록 더 많은 방공시스템과 장거리 미사일, 전투기, 훈련 지원, 정보 공유, 사이버 기술 원조 등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우크라이나의 경제 안정과 회복을 돕겠다고 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G7이 우크라이나 안보를 위한 구체적이고 지속적인 프로그램을 약속한 것이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면서 "러시아가 버티기만 하면 서방의 결의가 무너질 것이라는 믿음을 깨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밖에 독일의 7억유로(약 9천962억원) 규모 군사 원조 패키지와 11개국이 지원하는 F-16 제트기 조종 훈련 프로그램 등도 우크라이나가 챙긴 선물이다.

미국 내부에서는 이번 나토 회의에 대해서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나토가 우크라이나에 많은 것을 줬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제외했다면서 "가장 낮은 수준의 공통 분모 메시지를 내놓은 것에 그쳤다"고 평했다.

미국 싱크탱크인 유럽정책분석센터(CEPA)의 캐서린 세닥은 나토의 이번 성명에 대해 "러시아가 나토 확장을 막기 위해 분쟁을 계속 일으킬 동기를 부여한다"며 "러시아에 무한한 타임라인을 제공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나토 지도자들이 이번 정상회의에서 정전이나 한국식 휴전을 위해 러시아와 협상하는 방안을 한 차례도 공식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는 데 주목했다.

이는 우크라이나는 협상에 나서기 전 더 많은 영토를 탈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러시아는 영토를 되돌려줄 의향이 없다는 것을 나토가 암묵적으로 인정한 결과라고 NYT는 분석했다.

반면 우크라이나가 원했던 수준에는 미치지 않더라도 이번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가 빈 손으로 돌아간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싱크탱크 저먼마셜펀드(GMF)의 미할 바라노프스키 바르샤바 지국장은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이렇게 가까워진 적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BBC 방송은 "나토가 우크라이나의 요구에 굴복하지 않고 패스트트랙을 통한 자동 가입과 관련해 전략적이고 신중한 접근을 선택했다"면서 "이는 젤렌스키 입장에서 각국의 국내 정치적 압박에 따른 영향이 서방 사회 내에서 가시화 되기 시작했다는 것, 그리고 이러한 상황이 글로벌한 정치 환경을 규정지을 것이라는 외교적 현실에 대한 자각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cjh703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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