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잼버리 부대장 일기 보니..."대원들 점점 병들어"
상태바
스웨덴 잼버리 부대장 일기 보니..."대원들 점점 병들어"
  • 임은서 기자
  • 승인 2023.08.14 10: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지근한 수돗물 염소 냄새…화장실 비위생적”
모아 매너스트롬 스웨덴 스카우트 부대장 (사진=가디언)
모아 매너스트롬 스웨덴 스카우트 부대장 (사진=가디언)

[nbn시사경제] 임은서 기자

스웨덴의 한 스카우트 부대장이 '2023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에서 겪은 일들을 일기로 쓴 내용이 공개됐다. 부실한 행사 준비로 전 세계의 지탄을 받은 새만금 잼버리는 제6호 태풍 ‘카눈’이 북상하며 결국 잼버리장에서 모든 대원들이 철수했고, 지난 11일 ‘K팝 슈퍼 라이브’ 콘서트로 막을 내렸다. 하지만 잼버리 행사 이후에도 외신을 통해 행사 과정의 불편사항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영국 언론 가디언은 지난 12일 스웨덴 스카우트 부대장인 모아 매너스트롬의 일기를 통해 열악했던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야영지 모습을 전했다.  매너스트롬은 개영식이 열린 지난 3일 새만금 캠프장에 도착했고, 잼버리장 철수까지 약 6일간 더위와 열악한 위생상태 등을 상세하게 지적한 일기를 썼다. 

매너스트롬의 일기에서는 이번 잼버리 행사가 ‘엉망진창’인 상태로 진행됐고, 스카우트 대원들이 점점 지쳐가는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지난 3일 새만금 잼버리장에 도착한 매너스트롬은 “우리는 비가 오면 침수되는 레드 존에 있어서 텐트를 쳐야 할지 말지 혼란스러웠다”며 “개막식 장소까지 가는데 폭 2미터의 다리가 있는데 이 다리 때문에 정체가 벌어져서 도착하는 데 1시간 이상이 걸렸고, 군중에 대한 통제가 없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그 날 스웨덴 대원들은 밤늦게 텐트를 치고 새벽 2시가 되어서야 잠에 들었다고 한다.

다음날인 4일에는 폭염과의 싸움이 시작됐다. 매너스트롬은 “텐트는 너무 뜨거워서 아침 7시 이후에는 들어갈 수 없었다”며 “더위로 몇몇 스카우트 대원들이 열사병으로 아프기 시작했다. 물이 부족했는데 수돗물은 염소 냄새가 나고 미지근했다”고 적었다. 

음식 문제도 언급 됐다. 스웨덴 스카우트에는 글루텐 알레르기가 있는 대원이 몇 명 있었는데 이들에게는 글루텐이 없는 시리얼과 바나나가 반복적으로 제공됐다. 채식주의자 대원들은 다른 대안이 없어 국수만 먹었어야 했다고 한다.

셋째 날이던 5일에는 “내 스카우트 대원들이 점점 더 병들어갔다”며 “화장실은 비위생적이었다. 여자화장실은 위생 제품이 쓰레기통에 넘치게 쌓이고 남자 화장실에서는 대변이 넘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적었다. 이 날 스웨덴 대원들은 영국 스카우트의 철수 소식을 듣고 ‘모든 것이 어떻게 유지될 것인가’라는 두려움을 느꼈다고 한다.

6일에는 한국 정부가 개입하면서 화장실 상태가 개선되고 그늘막 텐트가 생겼지만 매너스트롬은 “그러나 많은 스카우트 대원이 지쳤다”며 “눈에서 그들이 얼마나 피곤한지 알 수 있었다”고 했다. 결국 지난 7일 태풍 '카눈' 북상으로 새만금을 떠나야 했을 때 매너스트롬 부대장은 마냥 기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버스에 탔을 때 마침내 에어컨을 만날 수 있어 좋았다"면서도 "모든 국제운영요원(IST) 자원봉사자들에게 정말 미안했다. 우리가 떠날 때 그들은 매우 침울한 분위기였다"고 했다.

이후 대학교에서 환대를 받은 매너스트롬은 지난 11일 열린 K팝 공연에 대해 “전 세계에서 온 스카우트들이 나란히 앉아 K팝 쇼를 즐겼다”고 회상했다.

alstkd0403@naver.com

nbn 시사경제, nbnbiz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