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노조 "경찰, 서이초 사건 '물타기 수사' 의심"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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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노조 "경찰, 서이초 사건 '물타기 수사' 의심" 주장
  • 강지원 기자
  • 승인 2023.08.28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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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사노동조합 보도자료(사진출처=서울교사노동조합)
서울교사노동조합 보도자료(사진출처=서울교사노동조합)

[nbn시사경제] 강지원 기자

서울교사노동조합이 경찰이 서이초 교사 A씨의 극단적 선택과 관련해 원인으로 지목된 ‘연필 사건’이 아닌 지난해 사건을 학교폭력 사안으로 조사하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하면서 ‘물타기 수사’가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서울교사노조는 27일 보도자료를 통해 “고인이 2022학년도 담당했던 학급 학부모들의 제보에 따르면 경찰은 8월 24일부터 1학년 8반 학부모들에게 전화로 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서울교사노조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해 A씨의 하이톡 대화 기록을 토대로 1학년 8반 학부모 7명에게 전화를 걸어 “학생 B가 학급 학생들을 많이 때린 것 같은데 사과를 받았느냐”, “B의 행동에 동조했던 학생의 이름은 무엇인가”, “자녀가 B의 학교 폭력 피해자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해당 학부모들은 “경찰이 학생 B의 행동에 대해 확대 해석을 하고, 고인의 사인을 2022학년도에 있었던 일로 몰고 가는 것 같아 당황스럽다”라 말했다고 서울교사노조는 전했다. 

또 한 학부모가 경찰에게 “B의 행동은 경찰이 말하는 것처럼 폭행까지는 아닌 것 같다”라고 하자, 경찰은 “그 정도 사안이면 학교폭력 신고 사안이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경찰은 또 고인이 2022년 겨울 방학 전에 병가를 낸 적이 있는데 이 역시 학생 B와 관련이 있는 것인지 학부모들에게 물었다고 하며, 이에 대해 서울교사노조는 고인이 다리 골절로 학교에 나오지 못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2022년 사건 수사와 관련해 경찰은 ‘유족의 요청에 의해 시작한 것’이라고 학부모들에게 설명했으나 유족 측은 이 같은 요청을 한 적이 없다고 서울교사노조는 밝혔다.

서울교사노조는 “8월 4일 경찰은 유족 측에 2023년 고인과 학부모 하이톡 기록 83쪽에서 갑질 정황이 발견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유족은 22학년도 하이톡 자료와 통신 기록도 궁금하다고 말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서울교사노조는 “경찰은 학부모들이 학교 폭력이 아니라고 하는데도, 학생 Bd에 대해 가해자라고 칭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유족은 2023년에 있었던 연필 사건과 관련 고인과 학부모의 내선 통화 내용 공개를 주장하고 있는데, 2022학년도 학부모를 조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라며 경찰 수사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경찰의 2022학년도 학급 학생에 대한 조사가 2023학년도의 진실을 물타기 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며 “사건 발생 한 달이 지나도록 2023학년도 관련 경찰의 수사는 명확히 밝혀진 것이 없다. 지금 이루어지고 있는 수사 방향 또한 슬픔에 잠긴 교사들에게 의구심만 증폭할 뿐이다. 진실 규명을 위한 경찰의 제대로 된 수사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연필 사건’은 지난 7월 12일 A씨의 반 학생이 다른 학생의 이마를 긁으면서 발생한 다툼을 가리킨다.

A씨는 극단 선택으로 숨지기 전 학교에 10차례 업무 상담을 요청한 바 있는데, 상담을 요청한 기록에 ‘연필 사건’이 언급됐다.

상담 요청 내용을 보면 ‘연필 사건이 잘 해결됐다고 안도했으나, 연필 사건 관련 학부모가 개인번호로 여러 번 전화해서 놀랐고 소름 끼쳤다고 말했다’고 적혀 있다. 

동료교사가 이때 겪은 학부모 민원이 고인의 사망에 영향을 끼쳤을 수 있다고 제보하면서 경찰 수사로 확대됐다.

경찰은 A씨가 사망한지 4일째 된 21일 가해자 부모가 현직 경찰 간부와 검찰 수사관인 사실을 밝혔으며, 이에 경찰 수사 결과를 못 믿겠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다만 경찰은 A씨와 통화하거나 메시지를 주고받은 학부모 4명을 조사했지만 폭언이나 갑질 등 범죄 혐의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또 가해 학생 학부모가 경찰 간부인 점에 대해서는 학부모의 직업은 사건의 본질과 관계가 없다는 입장이다.

pinkkang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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