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율성 역사 공원' 사업 추진, 보훈부와 광주시 간 대립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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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율성 역사 공원' 사업 추진, 보훈부와 광주시 간 대립 이어져
  • 강지원 기자
  • 승인 2023.08.30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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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 "국민 혈세, 반국가적인 인물에 쓰여선 안돼"
강기정 광주광역시 시장 "정율성은 정부가 먼저 기리기 시작"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 "광주 상징 자본에 흠집내는 일"
2014년 촬영한 정율성 생가(사진출처=광주광역시)
2014년 촬영한 정율성 생가(사진출처=광주광역시)

[nbn시사경제] 강지원 기자

정치권에서 '정율성 기념사업'의 추진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은 29일 자신의 SNS를 통해 "국민의 혈세는 단 한 푼도 반국가적인 인물에게 쓰여선 안 된다"며 강력한 반대 의사를 재차 강조하고 나섰다.

박 장관은 "국가보훈부는 순천역 광장에 호남의 학도병을 기리는 현충 시설을 건립할 계획"이라며 "호남을 빛낸 인물이 수없이 많은데, 굳이 우리에게 총부리를 겨눈 자를 세금을 들여 기념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박 장관은 비판의 화살을 강기정 광주광역시 시장에게 직접적으로 돌리기도 했다.

그는 "호국의 성지 호남을 더럽히지 말라"며 "인민군을 인민군이라고 말하는 것이 이념공세인가, 김일성 나팔수에게 세금 쓰지 말라는 게 이념공세인가"라고 지적했다.

박 장관은 앞서 지난 22일 “정율성은 인민해방군 행진곡을 작곡한 장본인으로, 자유대한민국을 무너뜨리기 위해 앞장섰던 사람을 세금으로 기념하려는 광주시 계획에 우려하며 전면 철회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의 불씨를 당긴 인물이다.

국가보훈부는 정율성 공원 조성사업을 저지하기 위한 법률 검토에 착수했으며, 헌법소원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강 시장은 29일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과의 인터뷰를 통해 "정율성은 광주가 기리는 게 아니라 정부가 먼저 기리기 시작했다"며 '정율성 역사 공원' 강행 의지를 재차 밝혔다.

강 시장은 "노태우 정부 시절인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평화대회추진위원회에서 정율성 선생의 부인인 정솔성 여사를 초청했다"며 "김영삼 대통령 시절인 1996년에는 정율성 작품 발표회를 진행하고 문체부 장관이 정 여사에게 직접 감사패를 전달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도 2015년 중국 전승절 기념식에 가서 정율성 음악이 연주되는 퍼레이드에 참여해 환호했다"며 "이 사업은 광주시가 먼저 한 사업이 아니라 한중 우호 사업과 중국 관광객 유치 사업의 일환으로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강 시장은 오히려 문제를 제기한 박 장관을 향해 "보훈부 장관께서 광주시를 믿고, 만약 법적으로 문제가 있거나 불법이 생겼다면 그건 그것대로 대응해야 한다"며 "제가 광주시장으로서, 광주 시민들이 광주를 빨갱이 도시로 만드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박 장관은 해당 인터뷰에 대해 SNS를 통해 "48억이라는 큰돈을 들여 공원을 만드는 이유에 대해 광주 시민도, 대한민국 국민도 아닌 오로지 중국 핑계를 댔던 것이 궁색하긴 했나 보다"라며 "그렇게 당당했으면 그의 남침 경력을 왜 숨겼느냐. 이제 그대들이야말로 낡아빠진 운동권 주사파 마인드에서 벗어날 때가 되었다"고 재차 반박하기도 했다.

여당에서도 '정율성 공원' 사업 추진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29일 SNS를 통해 “이대로 강행하면 결과적으로 민주주의 성지로 인정받는 광주의 상징 자본에 흠집을 내는 일이 될 것”이라며 “‘정율성 공원’ 조성 반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광주시청 앞 잔디광장에서 30일 광주시 보훈단체가 공동주관하는 ‘정율성 역사공원 사업추진 철회’ 집회가 열릴 예정이다.

이 집회엔 5·18 공법단체인 부상자회와 공로자회가 참여하며 집회엔 회원 등 1000여 명이 모일 것으로 추산된다.

이 단체들은 중국·북한군 행진곡을 지은 정율성의 이력을 문제 삼아 광주시에 공원 사업 철회를 요구할 방침이다.

광주 출신인 정율성은 의열단 소속으로 항일운동을 전개하다가 1939년 중국공산당에 가입해 인민해방군 행진곡을 작곡해 유명해졌다. 

6·25전쟁 당시 중공군의 일원으로 전선 위문 활동을 한 후 중국으로 귀화했다.

pinkkang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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