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초등교사 가해 부모 입장문..."아이 손이 친구 뺨에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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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초등교사 가해 부모 입장문..."아이 손이 친구 뺨에 맞았다"
  • 김규리 기자
  • 승인 2023.09.13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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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 학부모 중 한 명이 운영하는 업장, 네티즌들의 테러를 받은 모습(사진출처=SBS 뉴스 캡처)
가해 학부모 중 한 명이 운영하는 업장, 네티즌들의 테러를 받은 모습(사진출처=SBS 뉴스 캡처)

[nbn시사경제] 김규리 기자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대전의 한 초등학교 교사 사건의 가해자로 지목된 학부모들이 억울하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지난 11일, 미용실을 운영한다는 사실이 알려진 A씨는 아동학대 혐의로 신고하고 민원을 넣은 사실은 있으나, 악의적인 민원이나 괴롭힘은 없었으나 억울하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시했다.

A씨는 “2019년 1학년 입학 후 아이의 행동이 조금씩 이상해지는 걸 느꼈다”며 “학원에서 아이에 틱장애 증상이 보인다고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건 아닐까 확인해보니 아이가 교장실로 간 일이 있었다”며 이 일을 발단으로 지목했다.

A씨는 아이가 "같은 반 친구와 놀다가 손이 친구 뺨에 맞았다"고 주장하며 "선생님께서는 제 아이와 뺨을 맞은 친구를 반 아이들 앞에 서게 해 사과를 하라고 했지만 아이는 이미 겁을 먹어 입을 열지 못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교사가 "반 전체 학생 앞에 아이를 홀로 세워두고 어떤 벌을 받으면 좋을지 한 사람씩 의견을 물었다"며 이를 인민재판식 훈육이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아이가 무섭고 힘들어 손으로 귀를 막고 있어도 선생님은 손을 내리라 하셨고, 교장실로 보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이에 대해 학교 교장·교감·해당 교사와 면담을 진행하여 “우선 선생님께 저희 아이의 잘못을 인정했지만, 훈육 과정에서 마치 인민재판식의 처벌 방식은 8살 아이가 받아들이기 힘들 것 같으니 지양해주실 것을 요청했다”고 적었다.

또 “저희도 집에서 아이에게 ‘내일 선생님을 만나면 죄송하다고 말씀드리라’고 지도해 일찍 등교를 시킬테니 선생님께서도 아이들 없을 때 한 번만 안아주면서 ‘미안했어’ 한 마디만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부탁을 드렸다”고 했다.

A씨는 "면담에 앞서 선생님께 아이 잘못을 인정했고, 아이에게도 선생님께 사과하라고 지도했다"고 설명했다.

A씨는 교사가 이날 이후 병가를 내 학교에 나오지 않았으며 아이에게 사과도 하지 않아 아동학대로 신고했다고 적었다.

아이의 틱 장애도 이 사건 이후로 심해졌다고 주장했다.

A씨는 같은 해 교사를 학교폭력 가해자로 신고했으며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까지 열렸다.

학폭위는 학생끼리의 폭력 문제에 대해 열리기 때문에 학생이 아닌 성인 등에게는 처분을 하지 않는다. 

그러나 A씨는 학폭위에 “ⓛ차후 아이 학년이 올라갈 때 해당 선생님 담임 배제 ②아이 심리 상태를 고려해 선생님과 다른 층 배정 두 가지를 요청했다”고 했다. 

학교는 이후 2년간 A씨의 이런 요구를 들어주다 지난해 요구가 수용되지 않자 A씨는 교육청에 또 민원을 제기했다.

같은 층 옆 학급의 담임을 맡게 됐다는 이유에서 였다.

A씨는“저희는 선생님께 반말하거나, 퇴근길을 기다려서 험담하거나, 길거리에 못 돌아다니게 한 적, 개인적으로 연락한 적, 만난 적도, 신상 정보를 유출했다고 찾아가서 난동 피운 사실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일부 커뮤니티에서 4인방의 주동자로 지목됐다”며 “김밥집과는 같은 학급의 학부모 관계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또 “나머지 2인은 누구인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해당 입장문은 1시간도 안돼 사라졌으나 A씨는 추가글을 통해 "내가 삭제하지 않았다"며 "뺨 내용은 싸우던 것이 아니고 놀다 그런 것이라 그렇게 표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자신을 초등교사 가해 학부모 4명 중 하나로, 합기도 관장 아내라고 소개한 B씨 역시 SNS에 글을 올렸다.

B씨는 자신은 교사를 아동학대로 신고하거나 민원을 제기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B씨는 게시글을 통해 "문제 행동을 보인 4명의 학생 중 1명이 제 자녀가 맞다"며 “학기 초 학교 적응에 어려움을 보여 선생님과 2차례 상담을 했다”고 밝혔다.

B씨는“선생님께서 심리치료를 추천해주셔서 꾸준히 받고 지도에 힘썼다”며 “선생님의 지도에 불만을 갖고 아동학대 혐의로 선생님을 고소하거나 학교에 민원을 넣은 적은 결코 단 한 번도 없다”고 밝혔다. 

또 “아이가 2학년 올라가고부턴 선생님 얼굴 한 번도 뵌 적이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그분에게 누가 되는 행동을 했다면 이런 글을 절대 올리지 못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4명의 학부모와 몰려다니며 악성 루머를 퍼뜨렸다는 의혹에 대해 B씨는“학기 초 불량학생이라고 지적당한 아이의 부모와 만나 고민 상담을 한 적은 있으나, 따로 만나 선생님에 대한 악의적 루머를 유포하거나 험담한 일은 절대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많은 사람이 (온라인) 카페에 가입돼 있고, 저를 잘 아는 분들이 있을 것”이라며 절대 거짓말을 할 수 없는 상황이고, 한다면 더 큰 화를 입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B씨는 "가해자로 몰리는 상황에서 생계까지 위협받고 아이 신상까지 공개된 상황이다. 엄청난 심적 고통을 받고 있고 왜 내가 이런 일에 연루되는지 아직도 이해가 안 된다"며 "정확한 사실관계도 모른 채 추측성 글과 악성 루머가 유포되면서 2차 가해를 받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저는 결백을 입증하기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할 예정이다. 악의적인 개인신상 털기, 악성루머 등에 대해서는 자제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특히 “가족에 대한 신상털기, 루머 유포는 끝까지 책임을 물을 생각”이라고 적었다.

kkr663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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