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영순 화백 “일필휘지”...한 순간의 감성으로 단숨에 그려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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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영순 화백 “일필휘지”...한 순간의 감성으로 단숨에 그려 낸다
  • 김필수 기자
  • 승인 2023.09.19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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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그릴 수 있는 지금의 이 시간들이 나에게 있어서 제일 행복한 시간이다”
“죽는 순간까지 그림을 그리고 싶다”
김영순 작가 작품활동 모습 (사진=김필수 기자)
김영순 작가 작품활동 모습 (사진=김필수 기자)

 

[nbn시사경제] 김필수 기자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지금의 이 시간들이 나에게 있어서 제일 행복한 시간이다”, “변하지 않고 멈추어 있으면 작가는 끝이다”, “죽는 순간까지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어느 행복한 작가의 말이다. 

주인공은 ‘일필휘지’ 한번 붓을 잡으면 한 순간의 감성으로 단숨에 그려내는, 멈출 줄 모르는 영원한 미술학도 김영순 화백이다. 

어릴 적 화가를 꿈꾸던 소녀가 50여 년간의 긴 여정을 지나 지역을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화가로 성장해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김영순 화백의 작품 바다이야기(2016년 100F).
김영순 화백의 작품 바다이야기(2016년 100F).

김 화백은 광주의 명문 학교인 전남여고에 진학해 미술부에 들어가면서 어릴 적 꿈이었던 화가의 길을 열었다. 

고교 시절 미술의 기초를 닦았던 김 화백의 꿈은 집안의 반대로 전문적인 미술 공부를 위한 미대 진학의 꿈을 접고 광주교육대학교에 입학해 교육자의 길로 들어섰다. 

김 화백은 교육자의 길을 걸으면서도 화가의 꿈은 놓을 수가 없었다. 교대에 진학해서도 전공은 아니지만 미술과가 있어 강용훈 교수님과 정승주 교수님을 만나 화가로서의 토대를 쌓으면서 유화를 섭렵하는 기회로 삼았다. 

(왼쪽부터)항구(2013년 100호변형), 시골마을(2023년 65×54)
(왼쪽부터)항구(2013년 100호변형), 시골마을(2023년 65×54)

특히, 조선대학교 미술대학 황영성 교수님으로부터 그림의 기초인 데생을 지도받으면서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고 기본기를 다졌다. 

교대 졸업 후 교육자의 길을 걸었던 김 화백은 그림에 대한 열정을 접을 수가 없어 3년여 만에 교육자의 길도 접고 미술대학 진학을 결심한다. 

하지만 집안의 사정으로 또 한 번 미대 진학은 접을 수밖에 없었지만 그림만은 놓을 수가 없어 산속으로 들어가 오직 그림그리기에만 모든 열정을 쏟으면서 생활했다. 

이후 더 큰 꿈을 위해 광주에서 입시학원을 운영하면서 후학양성과 함께 미술 전문가 길을 걷기 위해 광주대학교에서 미술을 전공하고 조선대학교 대학원에서 회화를 전공하면서 미술학도로서의 길을 완성해 나갔다. 

김 화백의 열정은 17년간의 학원 운영으로 탄탄한 기반을 다졌지만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또 다른 도전에 나선다.

청옥동-1(53×40.9cm)
청옥동-1(53×40.9cm)

그 꿈을 실현하고 싶은 간절한 욕망에 10년간의 프로젝트를 세우고 홀연히 프랑스 파리로 유학길에 오른다. 

김 화백은 파리 유학에서 멈출 줄 모르는 열정을 불태우며 자신의 그림에 일대 변환기를 맞이한다. 

그동안 사실 위주의 자연주의 그림에서 파스텔톤의 색감과 감성 위주의 화풍으로 변화를 시도하며 또 하나의 김 화백만의 화풍으로 완성해 나간다. 

수천 점의 인물 크로키와 목탄 데생은 형체의 볼륨과 괴량감을 간략한 선으로 묘사할 수 있게 만들었고 1500여장이 넘는 파스텔 작업은 색의 감각과 자연을 자신의 감응에 적절하게 표현할 수 있는 기량을 기르게 했다. 

특히, 김화백의 유학 시절 완성의 경지에 이르렀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누드 인물화는 이런 작업으로 얻어진 선의 힘과 색의 감각을 토대로 하여 유화로 그린 것이다. 

이런 가운데 또다시 집안 사정으로 인해 자신이 목표했던 유학 생활을 마치지 못하고 4년이 지난 시점에 아쉬움을 안고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유화 작품 250여점과 함께 귀국길에 올랐다.

하지만 김 화백은 그림에 대한 열정만큼은 멈출 수 없는 폭주 기관차와도 같다. 또다시 미국 유학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화백은 50여 년간의 활동 기간 동안 세 번의 큰 변환기를 맞이한다. 이때마다 개인전을 열고 작품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받았다. 

첫 번째는 그림그리기의 본질과 순수성을 통해 견고한 조형력을 쌓은 인물화와 함께 뚜렷한 명암과 부드러운 터치가 인상적인 풍경화 위주의 구상 작품이 주를 이루고 있다. 

두 번째는 프랑스 유학을 통해 파리 미술의 신조류나 최신 현대미술의 경향을 더하고 연륜과 경험을 통해 얻어진 풍부한 감응으로 다양한 삶의 모습과 성숙한 인간애를 바탕으로 한 인물누드화를 완성한다. 

세 번째는 꽃피고 낙엽 지고 열매 맺는 일상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두터운 재질감을 부여하여 표현한 것으로, 작가의 마음도 화업 인생 중 가장 평온한 것으로 느껴진다. 작품 중에는 ‘당산나무30F’처럼 긴 시간을 헤쳐나온 나무를 보고 작가가 느낀 휘몰아치는 육중한 세월의 무게감을 표현한 작품도 있어 새로운 작품세계도 탐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 화백은 “현 상태에 안주하는 것이 가장 큰 독이다. 항상 새롭게 변화하며 나만의 다른 무언가를 찾기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작가로서 죽은 것이다”라고 밝혔다. 

김 화백은 “아직도 채워지지 않는다. 평생 그리고 죽을 때까지 그려야 완성될까 말까 하는 생각이다. 이제는 바쁘게 가지 않으려 한다. 천천히 가면서 내 자신의 감성이 독자들과 함께 스며드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라고 말했다.

한편, 김 화백의 끊이지 않는 도전과 변화에 대한 열망이 어떤 방향으로 나타날지 지역 예술계에서도 많은 관심과 기대를 갖고 지켜보면서 끊임없는 응원을 보내고 있다.

[김영순 작가 프로필] 

약력
1953년 광주생
조선대학교 대학원 회화과 졸업
전라남도전 초대작가
광주시전 초대작가
파리 그랑 쇼미에르 연수(1997.5~2001.1)
 

개인전
서울갤러리(1994)
광주 인제미술관(1994)
파리 에스파스 샤뜨리에 빅토리아 누드전(2000.7) 
파리 에스파스 샤뜨리에 빅토리아 풍경전(2001.1)
광주 남봉갤러리(2001.5)
서울 마이아트갤러리(2001.5)
G&J갤러리(2018.10.3.~9)
광주시립미술관 금남로분관(2018.10.11.~17)
전남대학교병원 갤러리(2020.12.7.~21.1.3)
그룹전 및 초대전 다수

수상
대한민국 미술전람회 입선(2회)
대한민국 미술대전 입선(2회)
전라남도 미술대전 입선(12회)
전라남도 미술대전 최우수상(1988)
전국 무등미술대전 대상(1933)
광주시전 특선(2회)
목우회 공모전 특선(3회)
 
현재
목우회 회원
한국미술협회 회원
전우회 회원
광주전남여성작가회 회원
국전작가회 회원
광주여류작가 회원

press30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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