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포털사이트, '대깨문'은 삭제하고 '닭근혜', '쥐명박'은 방치
상태바
다음 포털사이트, '대깨문'은 삭제하고 '닭근혜', '쥐명박'은 방치
  • 임소희 기자
  • 승인 2023.10.10 09: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네이버 포토 캡쳐)
(사진=네이버 포토 캡쳐)

[nbn시사경제] 임소희 기자

카카오가 운영 중인 다음(DAUM)이 댓글 필터링 기능을 통해 문재인 전 대통령의 지지 세력을 비판하는 표현인 '대깨문'은 가리거나 삭제한 반면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이나 윤석열 대통령을 비하·비판하는 표현은 방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중 의원은 10일 다음의 기사 댓글(타임톡)에 '대깨', '대깨문'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면 세이프봇에 의해 자동 가림·삭제 처리된다고 밝혔다.

세이프봇은 누리꾼이 욕설 혹은 비속어를 포함하거나 게시물 운영 정책을 위반한 댓글을 작성할 경우 AI 기술을 통해 이를 자동 분석하고 필터링하는 기술로 다음에는 2020년 12월 처음 적용됐다.

해당 시스템이 그동안 어떤 단어를 삭제·가림 처리하는 지는 외부에 전혀 공개된 바가 없었으며 포털이 '대깨문'과 같은 정치적 표현을 AI 시스템을 통해 필터링한다는 것은 이번에 처음 드러났다. 

박 의원이 언급한 '대깨문'은 '대가리가 깨져도 문재인'의 줄임말로, 문 전 대통령의 강성 지지 세력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표현으로 사용돼 왔다.

카카오는 이에 대해 "대가리는 동물의 머리를 의미하는 동시에 사람에 대한 비속어로 사용된다"며 "대가리가 포함된 '대깨'는 비속어로 판단해 해당 어휘가 포함된 경우 가리기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네이버는 '대깨문'을 정치적 표현으로 간주하고 해당 표현을 자동 가림·삭제 처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카카오는 사람을 동물에 빗대어 비하한 표현은 비속어로 다루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명박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표현인 '쥐박이'와 박근혜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단어로 쓰이는 '닭근혜'의 경우 비속어가 아니라고 판단해 해당 표현이 포함된 댓글은 삭제 또는 가림 처리 되지 않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윤석열 대통령을 비판한 표현인 '굥'도 삭제·가림 처리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굥'은 윤석열 정부가 민주주의를 역행한다는 의미로 쓰이는 단어다.

박 의원은 "내부 직원과 일부 전문가가 댓글을 규제하는 데이터 라벨링 과정을 거친 셈"이라며 "카카오의 댓글 규제는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사전 검열 수준으로 여론을 조작한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꼬집었다.

2020231147@yonsei.ac.kr

nbn 시사경제, nbnbiz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