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룰 변경에 반발하는 비명계, 탈당 가능성 시사...이재명 험지 출마 "솔선수범"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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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룰 변경에 반발하는 비명계, 탈당 가능성 시사...이재명 험지 출마 "솔선수범" 요구
  • 임은서 기자
  • 승인 2023.11.10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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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은 6일 오전 조정식 사무총장을 단장으로 하는 총선기획단을 출범시켰다(사진출처=유튜브 '델리민주' 캡처)
더불어민주당은 6일 오전 조정식 사무총장을 단장으로 하는 총선기획단을 출범시켰다(사진출처=유튜브 '델리민주' 캡처)

[nbn시사경제] 임은서 기자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총선기획단이 '공천룰 변경', '현역 의원 패널티' 등을 거론하자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11월내 탈당 가능성을 시사하는 의원들 마저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솔선수범하여 험지에 출마할 것을 요구하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앞서 공천기획단은 6일 첫 회의를 열고 김은경 혁신위원회에서 제안했던 '현역 의원의 평가 하위 감산 대상 (20% →30%) 확대' 등을 포함한 총선룰 변경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 공천룰 변경이 부당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당 지도부가 '혁신'을 명분으로 공천에서 '친명계'가 유리하도록 공천룰을 손질한다는 것이다.

8일에는 이 대표가 내년 총선 인재 영입을 담당하는 인재위원회 대표를 맡기로 하면서 비명계의 불만이 더 커졌다.

같은 날 민주당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는 소속 의원들에게 내년 총선 불출마 여부를 묻는 문건을 보냈다.

이에 일부 의원들이 이 대표가 인재위원장을 맡기로 한 시점에서 해당 문건이 발송된 것을 두고 '다선 의원들의 용퇴를 압박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친명계이자 당 정무조정실장인 김영진 의원은 7일 YTN 라디오에서 "공천룰을 5월에 결정했기에 큰 틀에서 변경되는 경우는 없다. '공정 경선'을 원칙으로 시대 흐름과 방향에 맞게끔 인물을 영입해 필요에 따라 공천하면서 큰 흐름에서 당의 총선 콘셉트를 잡는 것이기 때문에 너무 폄하할 필요는 없다"라며 당내 우려 진정에 나섰다.

이같은 발언에도 불구하고 비명계의 불만은 사그라들 기색이 보이지 않는다.

이 대표가 직접 친정 체제를 강화하면서 '비명 공천 학살'에 나섰다는 우려가 제기되며 탈당 가능성을 시사하는 의원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비명계로 분류되는 조응천 의원은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탈당 가능성과 관련해 "지금 당 상황이 질식할 지경"이라며 "저는 민물고기로 담수에 들어왔는데 지금은 소금물이 돼 숨 쉴 수 없다"고 답했다.

조 의원은 "이재명 대표 이후 당은 사당화의 길로 계속 가고 있다"며 "친명 일색의 당 조직에 현 대표의 친위대를 자초하는 원외 조직이 생겨 그들이 다 총선 출마를 한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거취 결정의 마지노선을 12월로 언급한 조 의원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창당할 것으로 보이는 신당과 관련해 "(이 전 대표는)최근 갈라치기 정치를 해왔다"고 우려를 표명하면서도 합류 가능성이 없는 것인지 묻는 말에는 "'완전히 아니다'는 아니고, 그런 것은 걸리는 점"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비명계인 5선 중진 이상민 의원은 지난 7일 같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신당 합류와 관련해 "가능성은 어느 경우에나 열려있다"면서 한 달 내 거취 결정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원욱 의원도 전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도저히 민주당은 개선해선 쓸 수 없다는 판단을 갖게 되는 의원들이 생긴다면 또 다른 결단을 할 수 있는 의원들이 충분히 나올 수 있다. 저를 포함해서"라고 말했다.

이 대표의 험지 출마 요구 역시 나오고 있다.

조 의원은 9일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대표의 험지 출마 요구와 관련해 "비명 중진들에게 험지로 가라고 하니까 (이 대표 등 당 기득권이) 먼저 솔선수범해야 한다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다만 조 의원은 "이 대표가 대구 등 험지로 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 희생과 헌신 할 마음이 있었다면 인천 계양을에 가지 않고 분당으로 가서 안철수랑 붙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친명계임에도 당 지도부에 험지 출마를 요구한 바 있는 김두관 의원은 8일 KBS 라디오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인요한 혁신위원회를 출범시켜 험지 출마론, 청년 세대론을 이야기하면서 우리 민주당보다 혁신 작업에 앞서가고 있다"며 "선거도 5~6개월밖에 남지 않았는데 우리 당에서 너무 안일하게 대응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당 대표, 최고위원들께 제가 험지 출마를 요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요구에 대해 당 지도부는 달갑지 않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친명계 좌장이자 이 대표와 사법연수원 동기로 30여년간 매우 가까운 사이인 정성호 의원은 9일 오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낯선 데 가서 죽으라(는 것)”는 말로 반대 의사를 강하게 표명했다.

정 의원은 “대개 험지 출마라는 것은 사실 정치를 그만두라는 소리”라며, “험지 출마보다도 그만두든지 용퇴하든지 길을 열어두든지 하는 게 오히려 정직한 말(얘기)”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 의원은 당내 험지 출마 촉구를 '반민주적'이라고 단정지으며  “국회의원 선거는 주권자인 국민이 자기 의사를 대변할 대표자를 뽑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자기 의지나 국민의 뜻과는 상관없이 누군가의 요구로 등 떠밀리듯 험지로 나가는 건 선거의 본래 취지와도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의힘에서 중진 의원 험지 출마 혁신안이 나온 것에 대해 장제원·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자신들의 지역구를 떠나지 않을 거라며 “제가 알기로는 100% 확신한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같은 요구를 받는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울산시장과 원내대표 등 여러 자리를 거쳐 향후 ‘더 큰 꿈’을 꿀 수 있으니 한 번은 쉬어갈 것 같다면서도, “장제원 의원이나 권성동 의원은 지역구 사수 의지가 강해서 (떠날 가능성이) 0.1%도 없다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alstkd04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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