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과 여당 분열 커지나...한동훈, 사퇴 요구에 "국민 보고 할 일 할 것"
상태바
대통령과 여당 분열 커지나...한동훈, 사퇴 요구에 "국민 보고 할 일 할 것"
  • 조재희 기자
  • 승인 2024.01.22 10: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사진출처=SBS 뉴스 캡처)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사진출처=SBS 뉴스 캡처)

[nbn시사경제] 조재희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명된지 한 달만에 대통령실과의 사이에서 파열음이 났다.

윤 대통령과 여당 주류 의원들이 한 위원장 사퇴를 요구했고, 한 위원장은 사퇴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과 대통령실에 따르면 21일 오전 한동훈 위원장 등 여당 지도부와 대통령실 이관섭 비서실장이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한 위원장에 대한 사퇴 요구가 나왔다는 보도가 이날 오후 늦게 나왔다.

해당 보도에 대해 한 위원장은 “국민 보고 나선 길, 할 일 하겠다”는 입장을 기자단에 공지했다.

그러면서 “(사퇴를 요구한 건) 여권 주류가 아니라 대통령실”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비대위원장 거취 문제는 용산이 관여할 일이 아니다”면서도 ‘한 위원장에 대한 윤 대통령의 지지가 철회됐다’고 해석할 만한 메시지 전달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지지 철회와 관련한 논란을 두고 “공정하고 투명한 시스템 공천에 대한 대통령의 강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밝힌 것이다.

표면적인 이유는 최근 불거진 공천 과정에서의 논란이었으나 실제로는 김건희 여사 명품백 논란에 대한 한 위원장의 최근 입장 표명이 직접적인 원인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위원장은 최근 "국민이 걱정할 부분이 있다"며 명품백 논란과 관련된 김 여사의 사과 필요성에 간접적으로 힘을 실어 왔다.

한 위원장이 영입한 인사인 김경율 비대위원 역시 각종 언론에 출연해 "국민의 눈높이" 등을 얘기하며 김 여사가 사과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해 왔다.

여당 내에서는 김 비대위원이 지난 17일 유튜브에 출연해 윤 대통령과 김 여사의 사과를 요구하며 “프랑스 혁명이 왜 일어났을까. 당시 마리 앙투아네트의 사치, 난잡한 사생활이 하나하나 드러나면서 감성이 폭발된 것”이라고 말한 게 대통령실과 친윤계의 강한 반발을 샀다는 분석이 나왔다고 중앙일보는 보도하기도 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여당은 한 위원장을 중심으로 결집한 비윤과 친윤으로 갈라지는 모습이다.

친윤계의 대표적 인사로 꼽히며 부산 수영에 출마 계획 중인 장예찬 전 청년최고위원은 지난 20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김 여사 사과 불가론'에 불을 지폈다.

그는 "김 여사는 사기 몰카 취재에 당한 피해자고,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이용당한 파렴치한 범죄 피해자"라며 "왜 피해자에게 사과하라고 하느냐. 사과는 가해자가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1일에는 국민의힘 의원 단체 채팅방에 이용 의원이 '윤 대통령의 한 위원장 지지 철회' 취지의 언론 보도를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은 지난 대선 당시 윤 대통령을 수행한 바 있으며 윤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한다.

한편 비윤·비주류 인사로 꼽히는 유승민 전 의원은 21일 "대통령 자신이 만든 김기현을 내쫓고 직속 부하 한동훈을 내리꽂은 지가 한 달도 안 됐는데 또 싸움인가"라며 "80일 남은 총선은 어떻게 치르려고 이러는 것인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친윤계 의원들은 한 위원장이 사퇴 불가를 고수하면 의원총회를 소집해 사퇴를 요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한 위원장을 사퇴시키고 총선은 윤재옥 원내대표의 권한대행 체제로 치른다는 것이다.

다만 한 위원장이 사퇴를 끝까지 거부할 경우 현실적으로 끌어내릴 방법은 없다.

최근 여권 지지자를 중심으로 한 위원장 지지도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비대위원장 사퇴가 현실화할 경우 총선에 미치는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한국경제는 한 여당 의원이 "명품백 문제로 한 위원장을 쫓아낼 경우 당은 회복 불능 상태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고 보도했다.

cjh7034@naver.com

nbn 시사경제, nbnbiz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