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용인시의회 의원 비상장 주식 무더기 매입 논란...100배 수익 추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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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용인시의회 의원 비상장 주식 무더기 매입 논란...100배 수익 추산
  • 김상배 기자
  • 승인 2021.10.25 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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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시의회 전경
용인시의회 전경

[용인=nbn시사경제] 김상배 기자 

최근 용인시 공무원들이 ‘반려견 치매 치료제’ 개발로 유명한 신약 개발사의 비상장 주식을 무더기로 매입해 십수배의 부당이득을 얻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용인시의회 의원들도 같은 주식을 매입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5일 한겨레 매체에 따르면 용인시 공무원들이 ㈜지엔티파마 비상장 주식을 매입해 많게는 십수배의 부당이득을 얻었다는 의혹이 제기돼 공무원들이 내부 정보를 활용해 집단 투자에 나선 것은 아닌지 행정안전부가 감찰을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20일 본지 기자는 용인시의회 의원들도 ㈜지엔티파마 비상장주식을 매입했다는 소문을 듣고 취재에 들어갔다.

취재 결과 소문은 사실로 들어났다. 올해 3월 경기도공직자윤리위원회에서 공개한 공직자 재산신고 내용을 확인한 결과 용인시의회 의원 29명 가운데 이건한 의원과 이창식 의원이 (주)지엔티파마 비상장주식을 매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건한 의원이 보유한 지엔티파마 비상장주식은 본인 550주, 배우자 1000주, 장남 1000주, 장녀 1000주, 차녀 1000주 총 4550주를 온 가족이 매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이창식 의원은 본인 3800주, 장남 6500주, 차남 6500주 총 1만6800주를 이건한 의원과 마찬가지로 가족들과 본인 명의로 매입한 것으로 나왔다.

본지 기자는 사실 확인을 위해 두 의원과 통화한 결과 두 의원 모두 비상장주식 사이트를 통해 주식을 매입했다고 말했다. 이건한 의원은 5만원에 매입을 했다고 밝혔고 이창식 의원은 매입 가격을 밝히지 않았다.

이건한 의원은 전화통화에서 “지엔티파마 주식을 저와 가족들이 갖고 있고 재산신고 할 때 신고했다”며 “핸드폰 앱에 있는 비상장사이트를 통해 주식을 매수했고 당시 5만원에 샀다”고 말했다.

이창식 의원은 “지엔티마파 주식을 저만 조금 가지고 있고 거래 사이트를 통해 매입했다”면서 “매입 금액은 개인재산이기 때문에 밝힐 수 없다”고 답했다.

지엔티파마는 비상장 주식 시장에서 큰 관심을 받는 종목중에 하나다. 2019년 초 주당 5000원 하던 주가가 지난 5월 제품을 출시하면서 주가가 7만9000원까지 치솟았다가 현재는 5만원대로 떨어졌다.

2021년 3월 공직자 재산공개 내역 중 이건한, 이창식 용인시의원이 신고한 비상장주식 보유 현황(자료=경기도보 캡쳐)
2021년 3월 공직자 재산공개 내역 중 이건한, 이창식 용인시의원이 신고한 비상장주식 보유 현황(자료=경기도보 캡쳐)

2021년 공직자 재산공개 내역(윗 이미지)을 보면 이건한 의원은 가족들 포함 총 4550주를 이창식 의원은 가족포함 1만6800주를 신고했다. 재산등록 자료를 분석한 결과 역산해 보면 주당 매입가격은 주당 500원으로 추정된다.

이를 바탕으로 추정한 결과 최근 지엔티파마 주가가 5만원대 초중반에 거래되고 있다는 점에 비춰볼 때 매입가격 대비 100배 이상 오른 것으로 나온다.

대다수의 주식전문가에 따르면 비상장 주식은 공개된 시장에서 거래되지 않기 때문에 유동성, 가격 등이 다소 불분명해 정확한 정보 등이 없이는 가족단위로 거래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한 주식전문가는 “‘비상장주식’은 코스피와 코스닥에 상장되지 않은 주식을 말하는데 공개된 시장에서 거래되지 않기 때문에 장외주식은 유동성, 가격 등이 다소 불분명한 게 사실이다”면서 “특히 비상장주식을 가족 단위로 사는 경우는 흔치 않은 일이고 호재거리의 내부 정보를 미리 입수한다 해도 비상장주식을 다량으로 산다는 것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용인시의회 한 의원은 “지난해부터 공무원들 사이에서 지엔티파마 주식을 샀다는 소문을 파다했던 것은 알지만 의원들 중에 이 주식을 샀다는 얘기는 전혀 듣지 못했다”며 “같은 동료 의원으로써 당황스럽다”며 말을 아꼈다.

본지는 이들 두 의원이 지엔티파마 주식을 언제부터 보유했는지 알아보기 위해 2020년 3월 공직자 재산 등록 자료도 검토해 보았다. 하지만 2019년 당시에는 두 의원 모두 지엔티파마 주식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행정안전부에 제보가 들어간 지난 8월 2일 행안부 복무감찰담당관실은 용인시로부터 일자리산업국 기업지원과 소속 전·현직 공무원들의 ‘개인정보수집이용 및 제3자 제공 동의서’를 제출받아 금융거래 등 감찰에 착수했다.

2019년 1월부터 현재까지 기업지원과에 근무했거나 근무 중인 직원 67명 직계 존·비속 대상으로 공무원들이 내부 정보를 활용해 반려견 인지기능장애증후군(치매) 치료제 개발사인 지엔티파마의 주식을 집단 매입했는지 여부 등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ksbjn123a@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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