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 대리만족!! 부러워용 저도 갖고 싶어요"...SNS가 명품 소비 부추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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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대리만족!! 부러워용 저도 갖고 싶어요"...SNS가 명품 소비 부추긴다
  • 노준영 기자
  • 승인 2022.02.23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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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에 만연한 보여주기식 명품 소비문화 우려 시선도

[nbn시사경제] 노준영 기자

코로나19를 계기로 광범위하게 퍼져나간 '보복 소비' 흐름이 SNS 문화와 결합하면서 젊은이들의 명품 소비를 부추기고 있다.

경기 침체 속에서도 백화점 명품 매출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2021년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의 명품 매출은 전년 대비 각각 32.8%, 44.9%, 38% 늘었다.

백화점 명품 매출 성장의 일등 공신은 MZ세대였다. 명품 매출에서 MZ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롯데백화점 45.4%, 신세계백화점 50.5%, 현대백화점 48.7%였다.

명품 소개 동영상 (사진=유튜브 캡처)
명품 소개 동영상 (사진=유튜브 캡처)

이를 반영하듯 유튜브에는 MZ세대의 명품 소비를 부추기는 '하울'과 '언박싱' 동영상이 넘쳐난다. `하울`이란 `특정 상품을 과도하게 구매한다'는 의미로 물건을 대량으로 구매한 뒤 품평하는 내용을 담은 영상을 의미하는 뜻이고, `언박싱`이란 포장된 물건의 포장을 풀고 자세히 살펴보고 평하는 영상을 뜻한다. 이런 동영상 중에서는 100만 조회수를 훌쩍 넘긴 영상도 많다.

영상 댓글 중에는 "완전 대리만족!! 어쩜 저렇게 이쁜 것만 사시는지 부러워용" "열심히 일하셔서 번 돈으로 플렉스하시는 거 멋있어요~" "진짜 멋있다ㅜㅜ 짱짱 예쁘고 사랑스러워요" 등 멋있고 부럽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또한 인스타그램에는 인플루언서들이 연일 명품 사진을 올리며 과시한다. 사람들은 인플루언서를 따라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명품을 착용한 사진을 SNS에 게재한다. 이런 행동에는 ‘내가 이렇게 능력 있는 사람이야’라는 식의 과시욕과 함께 주목받고 인정받고 싶은 심리적 욕구가 담겼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자신이 우상화한 인플루언서를 통해 명품에 대한 조언을 듣고 구매하는데, 이것을 '파노플리 효과(Panoplie Effect)'라고 한다. 파노플리 효과는 상류층을 선망하는 소비자의 소비 행태다. 상류층 집단과 같은 제품을 소비함으로써 그들과 동일시되고 싶다는 욕구가 반영돼 있다는 것이다. 

인스타그램에서 언박싱 검색 결과.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인스타그램에서 언박싱 검색 결과.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SNS와 관련해 김모 씨(25·취업준비생)는 "명품을 SNS에 올리기 위해 한 달 동안 번 아르바이트비 전액을 썼다"며 생활비가 모자란다고 말했다. 이모 씨(24, 직장인)는 "남들 다 가진 물건이 아닌 나만의 비싼 명품을 사서 SNS에 자랑하고 싶은 마음은 당연하다"며 "사람들이 부러워할 때 희열을 느낀다"고 말했다. 

박모 씨(25·직장인)는 "견물생심이라고, 유튜브에서 처음엔 재미로 명품 소개 영상을 봤는데 점점 사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남들 다 명품 사진을 올리는데 나만 없는 거 같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젊은이들의 명품 소비심리와 관련, 김난도 서울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물질주의에 의한 사회적인 비교는 사회적 경쟁 과정이 더욱 강화되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 소비 가능한 재화와 서비스가 늘어나면 처음에는 즐거움이 커지지만 이는 일시적이다. 물적 재화에서 얻는 추가적 효용은 점차 약화된다"고 논문에서 밝힌 바 있다. 

이어 "물질주의에 근거한 과시 소비는 널리 알려진 바대로 사회적으로 과한 경쟁을 부추길 수 있으며 개인적으로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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